it's been a long time.
그렇게 밝고 크게 뜬 달이 아니었더라면
저렇게 넓은 하늘이 저 곳에 있는지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헉 하고 숨이 멎으면서 심장이 뛰고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희미한 희열과 슬픔이 교차하는
그런 순간이었다.
글을 쓰지 않은 지 3개월이 되었다.
이사와 이직을 한 지 2개월이 지났다.
물리적으로 크게 변했던 부분들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에 비해
마음의 안정은 더뎠다.
아직 나의 마음은 우왕좌왕 중이다.
그런 내 상태가 너무도 우울하고, 한심하고, 지겹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답답하고,
모든 것이 귀찮게 여겨져
한없는 나태에 빠져 지내고 있다.
하나도 변한 것 없구나,
난 원래 이렇게 생겨 먹은 애구나,
여태 애쓰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것은 그저 쫓아오는 무언가에 잡히지 않기 위해
꾸역꾸역 버티며 해내었던 것일 뿐이구나,
장소와 사람이 바뀌어도 나는 같구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 지내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오늘의 하루는 지극히도 소소하지만
마치 작은 별과도 같은 날이다.
마음 속으로 인정하지 않고 시기질투하던 우두머리에 대한 감사함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는 책 제목
마음의 열정을 다 뱉어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불안에 휩싸였던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가집
마감을 알리며 차갑게 굴던 그녀
뜬금없는 연락에 늘 그랬던 마냥 받아주던 그녀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크고 밝은 보름달
웃기고 있네, 좋을 때지, 라며 질투를 유발하는 '그날의 분위기'
여전히 내 마음은 우왕좌왕 중이지만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일련의 작은 일들이
내 마음을 흔든다.
여기, 여기 좀 볼래?
저기, 저기도 좀 봐볼래?
나 원래 여기 있었어,
우린 원래 여기 있었어,
널 기다리고 있었단다.
또 이렇게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덩달아
마음의 파도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