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
걷고 뛰고 점프하고
두 발을 디디며 한 계단씩 오르고
손이나 난간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고
손이나 난간을 잡고 외나무다리를 건너가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어른 의자에 올라 앉고
종이나 휴지를 찢고
작은 물건을 엄지와 검지로 잡아 올리고
작은 구멍에 막대를 끼우고
스티커를 떼고 붙이고
단추나 지퍼가 잠기지 않은 윗 옷을 벗고 또 팔을 끼워 대충 걸치고
바지에 다리를 엉성히 끼우고, 엉덩이에 걸리지만 어쨌든 두 손으로 바지를 끌어 올리고
세수와 양치질 흉내를 내고
숟가락과 포크로 음식을 떠먹고
앞섶이 다 젖을 지언정 컵으로 물을 마시고
계란이나 과일 껍질을 까서 먹고
엄마, 아빠, 맘마, 정확히 발음하고
질문에 '응!' 하거나 절레절레 하며 의사를 표현하고
간단한 지시를 수행하고(ex. 색연필은 연필꽂이에 꽂아, 이거 아빠 갖다줘, 내려놔, 들어와 등등)
손짓으로 안녕~ 인사하고
시키면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행동을 모방하고
손가락질을 하거나 어른 팔을 잡아 당기거나 두 손을 한데 모아(=주세요 제스쳐) 요구하고
엄마가 자기에게 해주듯 손에 물을 묻혀 엄마 얼굴 세수 시켜주고(양 볼을 챱챱 하지만 때리는 거 아님..)
반가워하고 아쉬워하고 애교 부리고
좋거나 반가운 사람에게 자신의 물건을 건네 주고
음악에 자동적으로 몸을 흔들고
책을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물건을 담고 붓고 들고 다니고
간단한 주방놀이를 하고
먹는 시늉을 하고
장난을 치고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떼를 쓰며 울고
길게 길게 설명해주거나 주의를 돌리면 울음을 그치고
잘 웃고
잘 울고
잘 싸고
잘 먹고
잘 놀고
이는 아직 하나 밖에 없고
머리도 휑하지만
정말정말 잘 크고 있는
우리 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