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2

[그 곳] 3. 빠이 생활 4주차

11월. 내가 빠이에서 하는(했던) 일 늦은 시각 기상 점심 - 대충 밥에 (문제의 장기수 중 한 분이 담근) 김치에 라면 / 동네 30B(약 천원) 국수집 / 스님 집(냉면이나 짜장, 된장, 수육 등) 빨래를 맡기거나 되찾기 스님 심부름하며 시간 떼우기 - 마늘 까기, 생강가루 소분, 계란 까기, 쌀, 채소, 고기, 고양이 사료 등을 사오기, 점심 또는 저녁상 차리기 멍뭉이랑 애옹이들 바라보며 웃고 잠깐 산책하기 하늘 보며 시간 떼우기 폰 오프라인 게임하기, 목숨이 다 되면 못함 독서낮술 낮잠 저녁 먹을 거리를 장봐와서 저녁을 하고 맥주 마시기 팟캐 듣기 ㅡ 주로 뉴스공장, 파파이스뉴스룸 보기라이브바에 나가서 노래 들으며 맥주 마시기 워킹스트릿 어슬렁 - 가끔무슬림 빵집 버터브레드 구입 ㅡ 이런 빵 처..

떠남 2017.02.28

[그 곳] 2. 미묘한 변화 그리고 울렁거림

9일째. 한국에서의 11월은 한 해가 끝나감에 대한 아쉬움과 쌀쌀해진 날씨로 인한 왠지 모를 쓸쓸함과 허전함을 느끼는 달이었는데, 더운 날씨의 11월 이라니. 상당히 낯설다. 한 해가 마치 13월 14월로 주욱 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이 한 해가 끝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행 초기인데다가 한 해를 정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이유이겠으나, 날씨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본능적으로 내 뇌는 '반팔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11월이라니? 무슨소리야' 라고 말하며, 긴 소매와 긴 바지, 트렌치 코트, 스카프를 두른 채 쌀쌀한 아침공기를 마셔줘야 아 이제 연말이구나~하는 느낌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한다. 펜을..

떠남 2017.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