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발리] 두 달간의 조촐한 수기 ㅡ 우붓, 새 집에서의 첫 일주일 기록

담연. 2017. 4. 30. 14:49

2/11 .

일기를 걸렀다. 아휴..  며칠 내도록 비가 많이 내렸다.


수요일에는 무엇을 하였더라? 장염으로 고생했나?  아무래도 맛이 이상했던 생수 때문인 같다.

 

목요일에는 그냥 쉬었다. 배가 너무 아팠기 때문에... 균이 혼자 마트도 다녀오고, 혼자 음식을 해서 상을 차리고 설거지까지 했다. 미안하였다. 사실 다른 투숙객들을 위한 요리를 하는 주방에서 우리 둘이 어슬렁거리기가 눈치도 보였고(균은 아니고 나만 눈치를 보는 ) 몸이 아파 귀찮기도 했고 주방이 아니니 무언가를 하기가 싫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균이 죽을 끓여 주어 먹었다.

 

그리고 이사갈 집에 짐을 가져다 두었다. 시쯤. 주인아저씨는 웃으면서 반겨 주신다. 유머도 있으시다. 체크인 날이 금요일인데 우리가 혹시 목요일로 알고 것은 아닌지 두근두근 하셨단다.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갱에게 커피를 보내었다. 12천원짜리 커피인데 소포비는 9천원. 배나 배꼽이나 차이 없는..하하.

 

귀가하여 다음 오후 늦은 시간에 수영을 즐겼다. 해가 지가 이후라 덥지도 않았고, 어둑어둑 해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는데, 수영장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파동이 매우 예뻤고 운치가 있었기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어제 이사를 하였다. 하지만 나는 장염 때문에 좋지 못하였다. 그래서 균이 죽을 끓여 주었다. 고마워라.

 

 

집은 3층짜리 빌라 건물의 2 방이다. 커다란 원룸, 화장실, 분리된 실내 부엌이 있고, 넓은 테라스가 있다. 테라스는 커다란 원탁 식탁, 커다란 카우치, 나무 벤치가 놓여도 널널할 만큼 넓고, 빛이 든다. 방과 테라스 사이에 옆으로 미는 유리문이 있어서 굳이 출입문을 통하지 않아도 테라스에 오갈 있어서 개방감이 장난 아니다. 시설은 매우 현대식이면서 나무 가구들과 타일 바닥으로 깔끔한 느낌이 팍팍 든다. 부엌은 작지만 있을 있고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집을 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푸리숙스마에 지내면서 바이크를 타고 머물 방을 구하기 위해 우붓 여기저기를 다녔다. 우연히 알게된 사람들에게 소개소개를 받아 집을 보거나 지나가다가 예쁜 집에 들어가서 물어 보거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집을 찾아가보거나 에어비앤비에서 대충 위치 파악 시찰하러 가거나 하는 등으로 다녔지만, 정말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러다 너무 지쳐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골목 안으로 쭉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이 눈에 띄었고, 들어가볼까? 하고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는 테라스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우붓의 건물은 대부분 전통양식의 일부 요소를 갖추고 있었는데, 천장 가까이에 있는 창문이 뚫려 있거나, 바닥이나 벽채가 나무이거나, 문틈으로 벌레가 쉽게 들어올 있거나, 지붕이 뾰족하게 솟은 모양이고, 대체적으로 어둡고, 부엌이 허름한 등등이다. 하지만 빌라는 완전히 모던하고 심플하게 지어져 있었고 깨끗했다. 우리 예산에 비해 20만원이나 비싼 집이었는 데다가 1주일 후에나 입실이 가능하다고 하여 고민이 깊었지만, 결국 오게 되었다.

 

 

오늘은, 아침 일찍(이라고 해봤자 10시에) 20 거리에 있는 빈땅마트에 가서 동안 장을 보았다. 사실 밥을 먹으면서 균과 대화를 하다가 균의 감정이 상해버렸다. 장을 보는 내내 답답하고 조바심도 들고 화도 난다며 매우 침울해 하였다. 나에게 화를 내면 될텐데, 가까운 이에게 화를 내지 못한다. 불만 불평을 토로하기가 어려운 같다.


 

균에게, 너의 삶은 '편안함' '욕구 중심' '정말 필요할 최소한의 노력' 으로 귀결되는 같다, 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다가, 사소한 제스쳐에 담겨있을 무의식적인=의도하지 않은 내면의 의미를 이야기 하게 되었다. 상황에서 균은 내가 자신을 매우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진 것이다. 게다가 오늘부터 담배도 끊겠다고 상황이었기에...

 


사실 노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다. 균은 그렇게 말한다. 자신은 요리하고 설거지 하고 하는 등의 행위를 노력 없이도 있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냥 하는 , 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물론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사람일 경우) 누구나 정도는 당위성을 가지고 행한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거의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것은 기본에 더해지는 '+a' 해야 경우에 생기는 것이다. 가령, 건강을 위해 금연이나 식사에 제한을 두는 ,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다른 욕구나 여가시간을 줄여가며 주어진 일에 매진하는 ,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따르려 애를 써보는 등의 상황에서 사람들에게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노력은 다소의 스트레스를 수반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내적동기를 고무시키고 효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스트레스의 양이 과할 경우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거나, 전에 포기하거나 자책하거나 하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무튼 노력은 사람을 발전시키고, 경험을 생각을 확장시키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리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의 시선에, 균의 생활에서는 노력이라고는 1 찾아볼 없게만 보여진다. 여행을 가는데 여행지에 대해서 1 찾아보지 않고, 아니 물론 곳에 발을 디디면 그제서야 찾아보기는 한다. 아주 필요한 정보만. 새로운 곳에 찾아가보려 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새로운 시도도 드물다. 앞으로 있을 미래의 일에 대한 대비라고는 거의 하지 않는다. ... ... ... 그러한 균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균에게 일종의 압력 혹은 비난 혹은 무언의 무시의 형태로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나는 결국 균의 기분을 상하게 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양가적인 생각이 충돌한다. 물론 경우의 충돌은 현재까지는 나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무튼, 충돌이란, 내가 수용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자책과, 노력이 없는 삶을 살아서 것인가 과연? 이라는 비난의 마음 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사실 근본적으로 '노력' 대한 균과 나의 조작적 정의가 다르고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충돌이기에 우리의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해야 하는데,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장을 보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 길에,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우리나라 여름 장맛비의 세배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같다. 한참을 기다리며 침울해 하는 균에게 담배를 스스로 끊고 싶어질 이야기 하라고 하였다. 옥신각신 끝에, 잔뜩 짐을 실은 바이크를 몰고 코코마트에 들린 집으로 왔다.

 

밥솥을 샀기에 밥부터 앉히고, 설거지를 하고, 짐들을 정리하고, 균은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를 절이고, 버터간장계란밥과 라면과 버터채소구이를 해먹고 쉬다가 일기를 쓰게 됐다.

오늘도 결국 영어 공부는 접고 자야할 시간이 왔다. 벌써 열두시. 잠이 온다.

  

 

6시반 기상.

커피 잔과 가볍게 토스트 하나.

요가 7:30-8:45. 또는 9 요가.

필요한 있을 경우 장을 간단하게 보고

귀가. 10 또는 12시가 되겠네...

다음 요가 가기 전에영어 공부, 아점.

오후 요가 귀가.

뉴스 청취. 정리. 못다한 영어공부.

명상 취침.


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게으른 내 모습을 '자아개념 통합'의 차원에서 볼 수 있다면 마음이 가벼울 수 있을까.  나는 그냥 아직 게으르고 싶은가 보다.

 

 


2/12일요일 . 우리의 김치.

 

오늘도 요가를 가지 못하였다. 호기롭게 아주 기분 좋게 6시반에 기상하여 간단히 토스트를 먹고 직후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이번 주는 암울 절망의 주간이다. 생리와 장염이라니.

 

밤새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를 확인하였다. 많은 블로그에서는 배춧잎이 부드럽게 접혀진다면 알맞게 절여진 것이라 하였는데 우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절였으니 거의 18시간을 절였으나 밖에 접히지 않았다. 소금이 적었나?

 

주인 아주머니가 부탁드린 믹서기를 가져다 주기로 하셨기 때문에 전에 균이 (물론 나의 잔소리를 듣고 ) 배춧속? 양념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찹쌀물을 대신할 요량으로 죽을 끓이고, 생강과 배와 양파를 깎고, 무우를 채써는 동안 나는 호기롭게 영어공부를 하였다.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인아주머니의 믹서기가 도착하였고, 균이 믹서를 이리저리 돌린 , 검고 커다란 다라이에 각종 재료를 때려(?) 넣어 양념을 만들었다. 발리의 고춧가루는 상당히 매웠다. 켁켁. 무튼 우리는 배추 3포기를 반으로 쪼갠 여섯 조각의 배추에게 양념 마사지를 해주었다. 양념이 조금 퍽퍽하였고 약간 모자른 하였으나, 어느 하나 남거나 부족하지 않게, 알맞았다. 심지어 김치통으로 사온 반찬통에 배추가 정말 알맞께 들어갔다.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하였는데 집안에 퍼져 있는 마늘과 생강 등의 냄새…. 하아아…. (다음 주인분 내외가 청소하러 오셨는데 민망해서 혼이 났다).

 

먹을 것이 그닥 없었기에 계란과 등을 사기 위해 델타와 마트에 다녀왔다. 마트에 가기만 하면 만원은 쉽게 깨진다. 이럴 거면 사먹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자면 집밥이 경제적이겠지만 초기비용에 속이 쓰린 요즘이다. 게다가 발리의 물가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한국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속이 쓰리다. 에라이.

 

돌아오는 길에 계란도 샀다. 이물질이 그대로 묻어 있는 것이.. 우리나라에서처럼 세척해서 나오는 것은 아닌가보다 싶었다.

 

오후 세시. 균이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매우 시장한 상태였으므로 빠르게 라면을 끓여 먹었다. 처음으로 테라스에 있는 원탁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운치있고 좋았다. 한국에서도 저런 야외 테라스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럴려면 시골로 이사가야 하겠지.

 

먹고 졸려 잠시 누웠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8. ㅜㅜ 균이 호기롭게 볶음밥을 준비하는 중에 가스가 떨어져 실패.

 

오늘은 낮잠을 변수였고 요가를 가지 못했다. 장염이 나은듯 하니 (밤이 되어서는 멀쩡) 내일부터는 남은 이틀이라도(ㅠㅠ) 번씩 가야겠다.

 

조금 우울하긴 하다. 요가를 위해 발리에 왔는데 집을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물가도 비싸고 몸도 좋지 않았다 보니 뜻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빠이에서처럼 마음 편하게 뒹굴거리기에는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호주도 갈텐데 말이다.

 


 

2/14 . 오랜만의 외출.

어제는 폭포(Tegenungan Waterfall : 건기에는 폭포가 없어지기도 한다고 함) 다녀왔다. 아침부터 날이 화창하여 기분이 좋았는데, 2-3시에 움직이려는 균때문에 뿔이 났다. 구름이 점점 밀려오고 파란 하늘이 점점 사라져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이다. 아무튼 폭포는 집에서 7km 정도 남쪽으로 떨어져 있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물에 몸을 담구었다. 물의 힘이 어찌나 세던지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린 덕인지 수량 엄청났고 덕분에 낮게 무지개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있었다. 예이. 급하게 싸간 샌드위치로 배도 채우고. 좋았다.

 

오늘은 발리에 있는 수많은 계단식 논 중 한 곳(Tegalalang Rice Terrace) 다녀왔다. 감흥은 없었지만, 이렇게 뭔가를 했다는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좋지 않다. 테갈랑? 으로 가는 길에 즐비한 인테리어 예술품 가게들이 멋졌다. 다음에 엄마랑 정이가 온다면 함께 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15 대가없는 칭찬과 도움. 사소함이 삶을 마음을 풍부하게 만든다.

아침은 어제 남은 김치찌개를 먹고 논두렁 트레킹을 갔다. 우붓요가하우스로 길로 갔더니 끝도 없는 논밭의 논두렁길로 산책을 있었다. 한시간 가량 걸으니 도로가 나왔다. 나는 어떤 언덕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알고 보니 길을 들었던 것이다.


무튼 우리가 걸은 좁은 길을 두고 옆으로 드문드문 미술샵(?)이나 음식점 슈퍼 혹은 가정집들이 있었다. 그림 가게 앞에서 매우 강박적인 세세한 붓다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었는데, you are so friendly, your smile 하면서 손짓으로 내가 웃는 모습을 흉내내시며 칭찬해주신다. You too 라고 응수하였다. 기분 좋게 그림을 둘러 보라고 하셨다. 나는 여태 다른 이들에게 '당신의 웃는 모습이 예쁘다' 라는 말을 종종 했었는데, 말을 상대로부터 들은 것은 처음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아저씨는 그저 흘러가는 칭찬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웃음이나 미소와 관련된 평생의 칭찬이었기에 가슴에 깊이 남았다. 나도 예쁘게 웃는다는 칭찬을 들을 있는 사람이었구나! 여행이 나를 변화시키네. Great!!!


골목 끝에서 만난 하얀 털의 '복실이'에게 균이 물을 주었다. 그러자 복실이가 우리를 끝까지 쫓아왔다. 마치 막걸리 누룽지처럼. 너무 도로로 내려가면 안될 같고 혹시 차나 바이크에 사고는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여기저기에 숨어 보기도 하고 모르는 하기도 하고 뛰기도 했지만 끝까지 쫓아오는 복실이. ㅜㅜ 한참 고민하다가 가라는 몸짓으로 발을 크게 구르자 가차없이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똑똑한 복실이...그리울 같다.


뙤약 볕아래에 터벅터벅 걸어 돌아가야 하는 길이 너무 아득하여 히치하이킹을 하였는데 흙이 잔뜩 묻은 작은 트럭을 모는 젊은 청년이 흔쾌히 응수해주어 편하게 길을 내려올 있었다. 우연찮은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그들의 배려와 도움이 마음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하였는데, 그게 전해졌기를.


젤라또를 먹고, 바이크를 되찾고, 빈땅에서 맥주를 사서, 귀가.


저녁으로 균이 고추장 제육볶음을 해주어 맛있게 먹었다. 내일은 비자연장을 하러 간다.

 


2/16

뭐라도 남겨야지 않나 싶어 강박적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다자이오사무의 [정의와 미소]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18 정도되는 주인공의 일기로 구성된 소설인데, 다자이오사무의 시절의 생활에 대해 얼핏 엿볼 있는 글들이라 좋다. 그는 완벽주의적이고, 조금이라도 나쁜 소리나 지적을 받기를 병적으로 싫어하며, 소극적이고 소심하면서 남들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고 시니컬하다.

 

오늘은 비자 연장을 하러 가야 하는 날인데, 에이전시에 갔더니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내일 가잔다. , 장시간 왕복하기 싫었는데 나로서는 잘되었다 싶었다. 집에와서 요리를 이리저리 해먹고, 영어도 느슨하게 공부하고, 쉬었다.


 

그런 순간이 있다. 과거의 무언가에 대한 미련이 불쑥 고개를 쳐들어 마음이 동하는 순간. , 별거 아니다. 나는 현재의 나를 살면 되니까.

 

양민이 그랬다. 내가 '심리학질', '이빨까기' 라는 말들을 하자 한국을 벗어나 삶을 관망하기 시작하였다고. 그런가? 비하할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닌데 괜히 오만함이 드러난 장면이었지 않았나 싶다.

 

 


2/17

인도네시아 비자 연장을 하고 왔다. 에이전시에 모인 다른 외국인들과 함께 제공된 차를 타고 덴파사르에 있는 이민국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오른손 손가락 지문을 찍고 짧은 인터뷰(머무는 곳이 어디니, 왔니)  하고 돌아왔다. 우붓에서 12 넘어 출발하여 4시쯤 도착했다. 이민국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없이 지쳤기에 집에 일찍 와서 쉬었다.


(우붓 비자 연장 : 빈땅마트 입구 오른쪽에 있는 작은 Post office 추천. 직원이 친절하다. 다른 사무실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싸다. 일처리가 좀 늦긴 하지만.. 이민국이 머물고 있는 근처에 있지 않다면 거리가 멀다면 에이전시 이용이 더 낫다. 이민국에서 비자연장을 신청하면 여권을 제출하게 되는데 며칠 후에 다시 찾으러 가야 하기 때문. )


 


2/18

이사를 오고 이후 계속 바쁘게(그래봤자 마트에 다녀오거나, 끽해야 7km 떨어진 폭포나 14km 떨어진 계단식 논에 다녀온 정도) 움직였기에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정말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테라스가 넓고 개방되어 있어서 답답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런 시간 좋다. 저녁에는 예전에 사둔 감자를 삶아 으깨어 감자샐러드( 쓰고 감자사라다라고 읽는) 만들어 먹었다.

 

갑자기 요즘 해먹은 음식을 정리해보고 싶은데, 김치찌개, 소면 스파게티, 짜투리 채소 볶음밥, 라면,김치제육볶음, 토스트 등이네. 외식을 하는 돈이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돈이나 비슷할 같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저렴할 것이라고 합리화 해본다.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주방일을 질서 정연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도 재미있고 말이다.

 

다만, 발리의 수돗물은 꺼려진다. 주인 아저씨가 18m 밑에서 끌어 올린 지하수이고 요리할 때도 수돗물을 사용하거니와 그냥 마셔도 된다며 시연까지 해주셨다. 그래서 믿고 팍팍 썼는데, 보니 물을 끓인 냄비 바닥에 하얀 석회 가루가 많이 묻어나 있었고, 설거지를 그릇이나 반찬 통에 얼룩 덜룩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목격한 이후 생수로 많은 것을 대체하고 있다. 사실 석회질의 물을 평생동안 먹은 사람들에게서 어떠한 질병의 발생률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에서도 있듯 우리가 동안 몸에 쌓을 석회가루의 양은 미세하겠으나, 눈으로 확인을 해버린 이상 찜찜한 마음이 들어 불신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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