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간/생각의 구름 29

도망자 혹은 꿈을 잃은자의 방황과 일탈에 대한 변명

여러 해 동안 나는 미래의 내 모습과 관련하여 너무도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그' 길을 걷고 그 속에 있는 나를 떠올렸었다. 그랬었기에 힘든 시간에서 도망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응당 지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왔던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로 인한 마음의 소진이 곳곳에 복병으로 숨어서는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결국 '완전한 꿈'을 이루기에는 2% 모자란 상태에서 대충 마무리를 해야 했다. 그래도 괜찮다 여겼지만, 문제는 그 터널을 지난 이후였다. 등 떠밀리듯 과정들을 마치고 난 후, 내가 늘 생생하게 떠올리던 미래의 내 모습과 나의 갈 길이 더 이상 없어진 그 시점에서,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하면서..

[생리컵] 세 달 째 사용 후기

첫 후기를 쓰고 장기여행을 떠난 후 지금까지 두 번의 생리 기간이 있었다. 사족을 붙이자면 열흘 간의 고산 트레킹을 하면서 생리를 한 번 했고, 트레킹 후 그러니까 생리주기 2.5주만에 다시 생리기간이 있었다. 추측컨대 여태 이렇게 단 기간에 갑작스럽게 살이 빠진 경험이 처음이라 몸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생리컵의 보조 아이템으로 면생리대를 준비했다. 잠을 잘 때 혹시 넘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버나이트 사이즈 한 장, 외출 시 생리컵을 갈기 어려울 때 넘쳐 흘러도 안심할 수 있도록 소형과 팬티라이너 사이즈 4-5장. 최근 두 번의 생리 기간 동안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네팔 고산에서의 경험은 잊을 수 없다. 그 어떤 위생과 청결이 결코 보장되지 못하는 화장실과 샤워..

[생리컵] 레나컵(Lena Cup) 첫 사용기

이미 많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지만 나에게는 생 전 첫 경험이기도 하고, 누군가 매우 자세히 써 준 글을 보면서 상당히 도움을 받았기에, 내 글 역시 그 어느 누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세한 후기를 쓰기로 했다. 생리컵 구매 계기: 장기 여행을 앞두고 환경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리를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고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면 생리대를 생각해봤다. 숙소를 매번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척의 문제가 있었지만, 어차피 생리 양이 많을 때에는 한 숙소에서 쉴 예정이고, 이동을 하더라도 씻어놓고 밤새 말리면 될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거라고 판단. 그러다 우연히 생리컵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고, 이거다! 싶었다. 경험: 나는 탐폰, 출산..

뜻밖의 선물

" 니 인생 니가 사는 건데, 마음 먹었을 때 도전을 하고 아닐 땐 그만 둬도 괜찮다세상에 얼마나 미친 짓이 많은데 그걸 미친 짓이라고 하냐나도 당신처럼 멋지게 살고 싶다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돈과 나이에 연연해하고 불안해하며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그건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돈이 없어도 내가 행복하면 난 그걸로 된 것 같다" ... 뜻밖에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하게확신에 찬 목소리로 당당하게 저러한 말을 쏟아 내어 주는 그녀에게 너무 감사한 아침이다.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위로와 격려가 일면식 없는 나에게 다가와 그 어떤 메시지보다 그 어떤 치료보다 더 강력한 힐링효과를 주었다. 순간 내가 가졌던 온갖 불안했던 느낌들, 현실에 대한 걱정들이 깨..

피아노

10년 치면 실력이 어느 정도로 오를 수 있을까? 감히 그랜드 피아노를 집에 들일 만큼의 실력이 될까? 초등학교 4학년 때 체르니 30을 끝으로 그만두고, 한 10년 전 집에서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와 함께 야마하에서 나온 50피스 선곡집으로 한 2년정도 혼자 띵까꺼렸고, 성인이 되어 새롭게 피아노를 배운지 1년 째다. 체르니 30으로 시작해서 띵까띵까 끊어질 것 같은 손가락이 어느 정도 움직이게 되었고, 아...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몰라...라는 정도의 얕은 감이 생기기 시작하였으며, 쉬운 소품곡은 어느 정도 빠른 시간 안에 자유롭게 칠 수 있게 되었다. 굿잡 굿잡 굿잡 하지만 여전히 손가락의 힘, 자세, 기술, 그리고 음악성이 많이 부족하다. 물론, 차차 나아질 거라 믿는다. 습득하..

심리치료에 있어서

성격 구조적 진단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상담자에게서 받았던 간헐적인 핵심적인 그 말들이 교과서에 실린 그 역동을 그대로 직면 시킨 것들이란 생각에 전율이 느껴진다. ㅡ 의도하셨든 아니든, 나에게 진짜 핵심적인 것들이었다는 생각에 정말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그런 임상가, 치료자, 그런 사람이고 싶다. 부족하지만 10년 20년 꾸준히, 내가 받았던 이만큼의 사랑을 관심을 보살핌을 수용을 포근함을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제대로 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