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제로 웨이스트] 환경을 위한 절약 vs 궁색한 짠돌이? 휴지 하나 덜 써서 뭐할건데?

담연. 2018. 4. 24. 01:55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http://www.mpscleaning.co.uk/toilet-tissue-systems/versatwin-toilet-rolls.html)



아직 cloth toilet paper 를 만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화장실에서는 휴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칸 수를 세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불현듯 어릴 적 엄마가 물건을 아껴쓰던 모습들이 생각이 났다. 


예나 지금이나 엄마는 물도 아껴쓰고 전기도 아껴쓰고 안입는 옷도 어떻게든 입을 수 있게 해보고 재활용이 가능한 건 다시 쓰고 고쳐 쓰고.... 그러신다. 요즘 흔히들 쓰는 청소용 부직포와 물걸레포가 자연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직포가 새카맣게 될 때까지 사용하고 물걸레포를 빨아서 닳을 때까지 사용한 후 버리신다. 물걸레포는 평생 물걸레질에 익숙한 엄마에게 좀 간편하게 닦으라고 사준 것인데 언젠가부터 그걸 빨아서 쓰는 모습을 보고 놀랬었다. 사실 그런 모습이 가끔은 궁색해 보일 때가 있다. 왜냐면 엄마의 머리 속에는 '절약=생활비 줄임'의 공식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짠내 날 때가 많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http://weekly.donga.com/List/3/all/11/86239/1)



그런 모습을 보며 자라서인지,  나 역시도 어릴 때부터 무언 가를 재활용해서 고쳐 쓰는 걸 즐겼고, 이런 저런 친화적 절약 행동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있다. 


그런데 평소에는 그냥 넉넉히 충분히 뜯어 쓰던 휴지를, '제로 웨이스트', 즉 쓰레기 배출량 감소의 명목 하에 칸 수를 하나 하나 세고 있는 내 모습이 순간 너무 궁색스러워 보였다. 만일 그런 내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약간 비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혀를 찰 것 같은 느낌이랄까? 


휴지 한 칸 줄이는 게 뭐 중요한 건데? 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난 곧바로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한 사람이 휴지 한 칸, 종이 한 장 아껴 쓴다고 해서 오염된 지구가 깨끗해지거나 베어질 예정인 나무가 베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맞다. 맞는 말이다. 사실 나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려는 행위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중이기도 하다. 평생 알게 모르게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절약' 에 세뇌되어 온 면도 있기에 환경 친화적 행동이 맹목적인 면들도 있다. 


그래도, 굳이 그 누군가의 질문에 반박을 해본다면, '티끌 모아 태산' 이라는 말로 될까? 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고, 집단과 집단이 모여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그걸 상쇄시키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환경을 아끼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은 환경 친화적인 내 행동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는 면들이 내 안에서 느껴진다. 지식의 부족 때문이라 생각한다.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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