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어가는 여정/임신

첫 난임 진료 기록 - 이렇게 시작인가?

담연. 2022. 10. 19. 11:28

22년 10월 19일 ㅅㅎ병원, 오전 8시 예약. 가는 길에 복잡한 생각하지 않고 그냥 갔다. 초행이라 건물 찾느라 조금 신경을 썼다. 커다란 건물이 통째로 병원이었다. 오.. 싶었음. 

 

우선, 1층에서 접수신청서를 작성하고, 혈압을 측정했다.  139-89 였던가, 좀 높아서 쉬었다가 다시 재었다. 이후 예진실에서 난임 검사 종류와 검사 시기, 엽산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건강 관련 기본 문진을 받고, 진료과를 선택했다. n과를 선택하니, 아주 유명하시고 잘 보신다고 칭찬을 하시네. 어떤 과를 선택했더라도 하셨겠지? 싶었다. 

 

n과 대기 후 진료. 의사선생님께서는 나를 마치 여러 번 본 환자인마냥 매우 반가워하시면서 아이구 하하하 하셨다. 같이 웃어드렸지만 머쓱한 기분. 자궁 초음파를 보고, 자궁은 깨끗하다, 오늘 가능한 검사가 있으니 해보겠느냐 하셔서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처음 왔는데 아픈거 해서 어쩌냐 걱정하시는데 약간 당황스러웠다. 나는 난임 검사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픈 거라고?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거면 뭐 해야지, 싶었다. 

 

나팔관 조영술, 자궁내시경과 피검사를 하기로 했다. 후에 알았지만 나팔관 조영술이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간호실에서 동선 설명을 듣고 움직였다. 주사실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채혈실 가서 피를 뽑고, 소변을 받고, 다른 층에 있는 수술실에 가서 자궁내시경(?)을 하고, 방사선과에 가서 나팔관을 촬영했다. 

 

의사선생님이 방사선실에 들어와 앉으시면서 '난 이게 제일 떨리더라'고 하셔서 속으로 당황스러웠다. 앞으로 내가 겪을 아픔에 대한 나름의 공감과 위로의 말씀이었겠다 싶고, 내 반응에 대한 염려도 담겨 있었겠다, 싶다. 검사 방식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겪어보지 못한 묘한 아픔이었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옆에 있던 간호 선생님이 내게 소리치며 눈 감지 마세요, 눈 뜨세요, 정신차리세요, 하셨다. 심호흡하며 몸을 이완시키려 노력했다. 

 

진료과에 다시 가서 검사 결과를 들었다. 나팔관은 깨끗하다, 자궁에 근종은 없지만 오돌토돌 용종이 좀 있다, 임신이 계속 안될 경우 용종을 제거하자, 지금은 내벽 얇아지니 제거안하겠다고 하셨다. 다음 주 화요일 오전 진료 때 난소 나이 듣고, 앞으로 과정에 대해 더 논의하자고 하셔서 네, 하고 나왔다. 

 

병원은 오래된  느낌, 시설들이 그리 깨끗하거나 깔끔해 보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대부분 친절했지만 수술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정신없고 좀 까칠함이 느껴졌다. 의사선생님은...생각보다 나이가 많으셨고, 가타부타 설명 없이 그냥 혼자 웃으시는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걱정과 불안을 안고 왔으리라 생각되는 환자를 나름대로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시겠지만.

 

 

<지출내역>

진료비 255,860원 (공단 부담금 266,579)

약국

항생제 2,300원, 

종합비타민(임신전복용) 퍼틸리티 프리미엄 에프액티브  58,000원. 

 

와.. 진료비 대박이었다. 이렇게 난임 진료의 세계로 들어선 것인가? 

 

와... 넋놓고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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