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어가는 여정/임신

이식 후 1차 피검사 결과를 앞두고 (+후기)

담연. 2023. 3. 22. 10:35

오늘 아침 신선이식 1차 시술의 첫 피검사를 하고 왔다. 1시간 내로 결과 전화가 올 것이다. 

이틀 전에는 피검사를 하는 날 아침에 생리를 하는 꿈을 꿨다. 어제는 마치 생리 전 증후군처럼 배가 당기고 불편했다. 오늘도 배당김이 있는데, 왠지 자궁이 아니라 위가 부어서 불편한 게 아닐까 하는 내 나름대로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보통 1차 이식 때 성공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2차를 준비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피검사 수치가 잘 나와서 기뻐하면서 너무 기뻐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수치가 낮으면 쾌활하게 소식을 전하지만 혼자서는 속상해 하는 상상, 수치가 높으면 덤덤하게 소식을 전하는 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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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있는데 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피검사 결과 수치는 124.8. 일단 착상되어 임신 상태이니 주사와 처방전 받으러 오라고 한다. 

좀 떨린다. 코 끝이 시큰거린다. 찾아보니 100점대 초반은 썩 높은 점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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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으로 피검사에서 보는 hCG 수치는 태반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수치가 나왔다는 것은 배아가 착상하여 태반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임을 의미힌다고 한다. 다음 주 피검 때는 수치가 1500이 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때까지 주사와 질정을 유지하고, 일상생활 잘 하라고 하신다. 

좀...떨린다. 계속 코 끝이 시큰거렸다 괜찮아지길 반복한다. 괜한 조바심에 그동안 하지 않던 임신테스트기도 사버렸다. 그런데 1차 피검 후에는 참고용으로만 보라는 글들이 많다. 괜히 심장이 좀 뛰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고, 괜히 몸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졌다. 현재로서 나는 임신 상태이다. 배아가 나의 자궁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신기하다. 큰 문제가 없으면 그 배아는 아기집을 만들고 태아로 변모하는 건가. 내 몸 속에 또 다른 생명이라니. 

우선... 마음을 잘 가다듬고, 할 일을 해야겠다. 지난 주 이식 후 오늘 피검사까지 시간이 좀 지루하게 흘러갔는데, 이번 한 주도 그럴 듯 싶다. 그래도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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