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52

[네팔] 트레킹 후 카트만두 타멜. 한국 음식들로부터의 위로 (+후기)

2주 간의 고된 트레킹을 중단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부터, 우리는 곧장 한국으로 돌아가 먹고 싶은 음식을 잔뜩 먹고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고 하였다. 마지막 트레킹 날에는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외쳤을 정도로 정말.. 정말 간절했다. 하지만 한국행 비행기 편도 60만원이라는 기절할 것 같은 가격을 보고서 눈물을 머금고 마음을 접어야 했다.그 눈물을 뚝 그치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한국 음식들이었다. 타멜 거리를 정처없이 어슬렁 거리다 한국어와 태극기를 발견하게 되었고, 눈여겨 봐두었다가 찾아가기를 반복했다. 타멜에서 쉬는 일주일 동안 거의 맨날 한국음식 식당을 찾아갔을 정도로 우리는 익숙한 것으로부터 지친 심신에 대한 위로와 치유를 받고 싶은 욕구가 컸던 것 같다. 우리가 갔던 식..

떠남 2016.11.14

[네팔] 카트만두 타멜 숙소 후기

네팔에서 약 3주 있었다. 2주는 산을 탔고, 1주는 타멜에서 휴식. 우리(성인 2인)가 묵었던 순서대로 숙소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어느 여행지가 다 그렇듯 타멜 역시 그 좁은 지역에 가정식 조식 포함에 1인 1만원도 채 하지 않으면서 매일매일 청소도 해주는 깔끔한 도미토리부터 몇 십 만원이나 하는 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가 밀집되어 있다. 내가 만약 혼자였다면 도미토리를 찾아 다녔겠지만 둘이기에 프라이빗 룸이 필요했고, 특히 숙소 컨디션에 매우 민감한 사람(임을 카트만두에서 알게 됨)이라 숙소를 선택하는 데에 돈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드는 편이었다. 트레킹 후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백패커의 주머니 사정에 알맞는, '저렴하고 깔끔하면서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아야 하는, 그야말로 절약..

떠남 2016.11.14

[네팔] 반쪽짜리 안나푸르나 써킷 트렉(Annapurna circuit trek)

장기 여행의 첫 시발점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목표로 한 것은 왜일까. 거창한 의미나 목적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나는 등산을 좋아하고(자주는 다니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여행을 시작하는 그 때 심신의 에너지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반은 틀린 판단이다. 체력이 거지였으니까). 또한,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며(매크로나 붙여넣기 오류 아님) 아무런 의미도 의욕도 의지도 없던 나의 일상에서 전적으로(totally!) 벗어나 완전히 다른 일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생산적이고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이전의 무력한 삶과 여행 동안 이어질 의욕적인 삶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기 여행을 떠..

떠남 2016.11.14

[네팔] 카트만두 타멜(Thamel, Kathmandu). 혼란 속 트레킹 준비

Date: 2016. 9. 17 - 18. 2016. 9. 17. 네팔 카트만두, 도착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저녁 열시 넘어 도착 후 타멜에 도착. 네팔라야 호텔 303호에 짐을 풀었다. 정신차리고 보니 12시 가까운 시간이다. 이 곳에 몸을 뉘이기 전, 곧 쓰러질 듯한 카트만두 공항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비행기에서 재빠르게 내린 다음 비자코너로 갔다. 비자발급을 위한 기계가 여러 대 놓여 있는데, 거기에서 내 정보를 입력하고 사진을 찍은 다음, 근처 비자 신청 코너에 가서 돈을 내고 비자를 받으면 된다. 비자는 30일짜리로 했고, 40달러를 냈다. 그런 다음 입국 심사를 받고 무사히 입성. 늦은 시간이어서 환전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주 작고 허름한 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짐을 들고 움직이는 ..

떠남 2016.11.14

광저우 류화호 공원(Liuhuahu Park)

동방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공항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전 멀리 나가기가 애매해서 지도를 보다가 발견한 공원. 뭐라고 읽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류화호공원. 꽃이 흐르는 호수 공원? 공원 입구는 어쩌다 얻어 걸려 들어간 곳인데 지도상 Panfu Street에서 약간 더 내려가면 있다. 입장료는 무료. 공원은 아주 컸고, 날은 무진장 맑았으며, 더웠다. 위안화를 뽑지 않아 거지 아닌 거지 신세였기 때문에 물도 못마신 상태로 공원을 돌았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놀러나온 가족들, 탁구치고 장기두는 어른들, 애기 낮잠 재우러 나온 애기 엄마나 할머니들 등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이었다. 공원은 깨끗했고 정말 컸으며 다양한 나무랑 새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공원 중간에는 탁구대, 운동기구뿐만 아니라 자그마..

떠남 2016.11.14

중국남방항공, 광저우 경유, 무료 숙소, 동방호텔

비행 스케쥴 및 운임중국남방항공부산 김해공항에서 밤 7시쯤 출발하여 2시간 가량 비행 후 광저우 도착, 23시간 대기 후 다음 날 오후 7시쯤 4시간 가량 비행 후 카트만두(밤 9시경) 도착. 스카이스캐너, 2인 65만원 가량 지출. 입국 수속. 라운지.위탁수화물(배낭) 무게나 : 11kg균 : 15.5 kg 기내수화물나 : 작은 가방에 2-3kg균 : 백팩, 노트북,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 대략 5kg 결국 우리는 총 짐을 나 15kg 이내, 균 20kg 정도로 챙긴 것이다. 생각보다 많지 않아 놀랬다. 여기에는 등산화와 각종 등산의류가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에서 2층에 있는 대한항공 라운지를 이용했는데 배를 채우고 맥주 마시기 딱 좋았다. 그리고 여행 떠나오기 한 달 전 갑자기 집을 나갔던 ..

떠남 2016.11.09

2016.9.16. 시작.

2016.9.16. 시작. 떠나기 전. 벅차오르는 마음. 내가 가진 것 내가 지내온 시간 내 주변 이들에게 무한히 감사하고. 감사하다. 삶은 혼자서 절대 살아갈 수 없다는 진부한 생각에 온 세상의 진리를 깨우친 것 마냥 벅찬 마음이 든다. "감사합니다. 스쳐 지나간 인연도 나빴던 인연도 모두 나를 그리고 우리의 우주를 구성하며 연결되어 있을 겁니다" 집을 떠나는 그 순간부터 매 순간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멀어짐이다. 일상에서는 삶을 잘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이 유능함이라면, 여행에서의 유능함이란 당면한 과제(상황)를 얼마나 정확히 빨리… 아니다. 당면한 과제를 풀어 내느냐 마느냐, 상황을 해결해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떠남 2016.11.09

변화 거울 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하고 여행 준비랍시고 머리를 쥐어싸매는 동안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화두가 몇 가지 있었다. 짧게는 2년 2개월, 길게는 약 5년, 더 길게는 20대 청춘 내도록 나는 한 길을 걸어왔다. 최근 2년만을 생각한다면, 나는 쳇바퀴 같은 생활 속에 숨이 곧 막힐 듯 말 듯한 위태로움 속에서 살아왔다. 물론 매 시간 매 분 매 초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큰 틀에서 보았을 때 나의 삶은 발전과 성장의 여지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좁은 틀 속에서 빡빡하게 이어졌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장기여행을 결심하고,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퇴사다. 지원자를 모집하고 면접을 보고 고심 끝에 후임자를 뽑았다. 그러는 과정 동안 온갖 망상적인 생각들이 스쳐 지나..

떠남 2016.09.12

곧.

떠난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기 여행은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생소하고 신경이 알게 모르게 곤두서 있다. 퇴사를 하고 일을 조금 더 하게 되었다. 그래서 퇴사후 자유로움을 만끽할 시간이 좀 줄어들었다. 퇴사 전에는 항상 긴장과 압박에 휩싸여 있었는데 일을 다 끝내고 나니 거짓말처럼 홀가분해졌다. 후임에게 시한폭탄을 터뜨리고 온 것으로 한 이삼일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내가 언제 그런 압박감을 느꼈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매일 아침 새벽 일찍 일어나 못다한 작업을 하고 출근 하여 바쁘게 검사를 진행하고 틈틈이 스케쥴링에 보고서에 쉴 틈이 잘 없었다. 몸보다 머리와 마음이 항상 바빴다. 퇴근해도 다음 날 나가야할 결과가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

떠남 201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