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52

[그 곳] 3. 빠이 생활 4주차

11월. 내가 빠이에서 하는(했던) 일 늦은 시각 기상 점심 - 대충 밥에 (문제의 장기수 중 한 분이 담근) 김치에 라면 / 동네 30B(약 천원) 국수집 / 스님 집(냉면이나 짜장, 된장, 수육 등) 빨래를 맡기거나 되찾기 스님 심부름하며 시간 떼우기 - 마늘 까기, 생강가루 소분, 계란 까기, 쌀, 채소, 고기, 고양이 사료 등을 사오기, 점심 또는 저녁상 차리기 멍뭉이랑 애옹이들 바라보며 웃고 잠깐 산책하기 하늘 보며 시간 떼우기 폰 오프라인 게임하기, 목숨이 다 되면 못함 독서낮술 낮잠 저녁 먹을 거리를 장봐와서 저녁을 하고 맥주 마시기 팟캐 듣기 ㅡ 주로 뉴스공장, 파파이스뉴스룸 보기라이브바에 나가서 노래 들으며 맥주 마시기 워킹스트릿 어슬렁 - 가끔무슬림 빵집 버터브레드 구입 ㅡ 이런 빵 처..

떠남 2017.02.28

[그 곳] 2. 미묘한 변화 그리고 울렁거림

9일째. 한국에서의 11월은 한 해가 끝나감에 대한 아쉬움과 쌀쌀해진 날씨로 인한 왠지 모를 쓸쓸함과 허전함을 느끼는 달이었는데, 더운 날씨의 11월 이라니. 상당히 낯설다. 한 해가 마치 13월 14월로 주욱 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이 한 해가 끝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행 초기인데다가 한 해를 정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이유이겠으나, 날씨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본능적으로 내 뇌는 '반팔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11월이라니? 무슨소리야' 라고 말하며, 긴 소매와 긴 바지, 트렌치 코트, 스카프를 두른 채 쌀쌀한 아침공기를 마셔줘야 아 이제 연말이구나~하는 느낌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한다. 펜을..

떠남 2017.02.28

[그 곳] 1. 'Do nothing' 과 단상들

아마도 그 곳에 간 지 4일 째 되던 날. Do nothing, Do everything you want.빠이의 모토는 'Do Nothing' 이다. 철저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왔는데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여유롭고 이 작은 시골 마을은 한적하다. 일일투어를 내세운 여행사가 군데 군데 있어서 어디어디 가는지 들여다 보기는 하지만 썩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유명한 유적이나 빼어난 경관과 같은 갈 곳이 별달리 없는 지역일 수록 일출과 일몰, 강가에서의 래프팅이나 물놀이, 약간 떨어진 곳의 산간 지형 등을 위주로 내세우는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안하려고 왔는데 굳이 저런걸 왜?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떠남 2017.02.28

[태국] 빠이(pai), 괜히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 소중한 '그 곳'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17년 2월 마지막 날이다. 나는 지난 해 말, 빠이에서 타의에 수동적으로 못이기는 척 하며 자의적으로 꼭 두 달간 머물렀다. 우리는 그 두 달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많은 곳을 방문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썩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값지고 귀한 인연들을 만났다. 그들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 그 자체가 정말 소중하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시간이었다. 짧게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들과 많은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알게 모르게 언젠가 꼭 다시 만나는 게 당연할 것만 같고 그냥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사이였던 것만 같은 편안했던 사람들. 타국에서 그리 긴 시간을 체류하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여행이 아닌, '늘 그러..

떠남 2017.02.28

[태국] 치앙마이. 한국인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단상.

치앙마이. 10월 말. 따오에서 수랏타니 공항으로 가는 조인트 티켓(따오에서 나가는 배, 공항가는 버스표)을 예약하였고, 태국 남쪽에 위치한 수랏타니 공항에서 북쪽에 위치한 치앙마이 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였다.치앙마이에서는 3일을 머물렀던가. 섬에서 바로 큰 도시로 나왔던지라, 그냥 매연 가득한 공기가 싫었고 번잡하고 상업적으로 느껴지는 님만해민도 별로였고, 그렇다고 인근 아름다운 산에 트레킹을 가거나 유명 여행지를 찾아 가려니 에너지도 없었고, 기대했던 재즈바는 국왕의 서거로 공연도 하지 않았고, 뭐 그랬다. 대신 Saturday Market, Sunday Market만 겨우 다녀왔는데, 마켓의 규모가 아주 크고 볼거리도 많아 유일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빠이로 넘어갈지, 라오스와 국경을 맞..

떠남 2017.02.21

[태국] 꼬따오(Ko Tao)에서의 스쿠버다이빙. 철저하게 새롭고 아름다운 물 속 세계.

2016년 10월 19일 ㅡ 10월 31일 (?).이 때 작성한 메모가 날라갔었는지 기록이 없어서 지금에서야(2017년 2월) 회상하며 기록을 남긴다. 이동 : 깐짜나부리 ㅡ 방콕 ㅡ 꼬따오 깐짜나부리에서 방콕으로.깐짜나부리 여행자의 거리에 있는 여행사에서 방콕행 벤을 예약해서 탔다. 숙소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방콕의 카오산로드에 내렸다. 우리가 아유타야로 가기 위해 방콕을 떠났던 날(아니면 그 전날) 서거한 국왕에 대한 추모로 대단했던 방콕의 모습들을 놓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약 일주일만에 다시 돌아온 방콕의 거리에는 사람들이 (정말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죄다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각종 관공서로 추정되는 곳에 서거한 국왕의 사진과 추모리본이 걸려 있었다. 당시가 풀문..

떠남 2017.02.14

[태국] 깐짜나부리(Kanchanaburi) 3박 4일의 기록

2016년 10월 16일 일 ㅡ 19일 수(3박 4일) 첫 날 : 아유타야에서 깐짜나부리로 이동 아유타야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방법 아유타야 나레쑤언 로드(naresuan road) 근처 메인버스터미널(Main Bus Terminal)에서 미니밴을 타고 수판부리로 가서(1시간반 가량 소요, 1인 80B=2500백원), 수판부리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큰 버스(1시간반 정도 소요, 1인 50B=1600백원)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터미널에 가면 벤들이 죽~ 늘어서있다. “방콕~~ 수판부리~” 라고 외치는 기사아저씨들께 “수판부리?”라고 물어보면 어느 밴을 타야 하는지 친절히 가르쳐 주신다. 우리 밴 아저씨는 우리에게 “깐짜나부리?” 라고 센스있게 되물어 보셨다. “예스” 라고 하니 수판부리에서 버스를 갈아타라고..

떠남 2017.02.14

[태국] 아유타야(Ayutthaya) 2박3일 기록

2016년 10월 14일 금 ㅡ 16일 일 (2박 3일)방콕 다음의 첫 여행지, 아유타야. 첫 날 : 이동 및 보트투어방콕에서 아유타야 행 교통편 : 우리는 미니밴을 이용. 균이 알아보고 나는 그저 따라 갔던지라 정확한 정보는 모르겠다(다른 분의 블로그에 분명 자세히 나와 있을 것임). * 방콕에서 아유타야로 가는 방법. 기차 : 후알람퐁(Hua Lamphong) 기차역에서 수시로 있음. 버스 : 모칫 북부 버스터미널(Mo Chit, Northern bus terminal)에 가서 타야 함. 미니밴 : BTS타고 빅토리 어디 내려서… 물어 물어 터미널 같은 곳에서, 아유타야 행 표를 구입하고 밴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례대로 타면 됨. 밴은 상당히 자주 오고, 밴을 기다리는 사람이 (정말 아주) 많음...

떠남 2017.02.14

[태국] 방콕에서의 수기-익숙하지 않은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2016년 10월 10일 - 14일 네팔에서 한 달을 보내고, 카트만두에서 방콕으로 넘어왔다. 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방콕 3일 째에 쓰는 글. 태국 방콕의 로프트 인(Loft Inn)에서 3일 째 머물고 있다. 월요일 아침 그러니까 10일에 먼지 많고 차 많고 혼란스러운 카트만두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인도 델리 공항을 거쳐 방콕에 밤 8시에 도착했다. 방콕 숙소. 로프트인( Loft Inn). 비행기 타기 전 새벽, 급하게 찾은 숙소. 각종 사이트에서 평이 정말이지 너무너무 좋아서 결정. 이 곳은 3박을 하면 공항 픽업 서비스가 되는데, 아고다에서 예약을 진행하면서 픽업요청 메모를 남겼다. 방콕 시간으로 새벽 3시쯤 예약이 들어갔을 텐데 2-3시간 안에 답장이 왔고 컨펌을 받았다. 브라보..

떠남 2017.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