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을 떠나온 지 어느 덧 두 달이 다되어 간다. 괜히 어딜가도 그 곳만한 곳이 없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만한 사람이 없고 그랬다. 어딜 가도 그 곳과 비교되는 그런 저런 시간이었다. 그 곳에 있던 당시에는 하루하루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떼우고 빈둥거리며 게으르게 지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참 많은 것들을 했다 싶다. 11월 중순을 지나서부터 약 한달 정도 스님이 계시지 않는 동안 균과 모모씨는 숙소를 관리하는 일을 맡게 되어 매우 분주했다. 문제의 장기수분들의 집에 기거하기도 했고, 뉴페이스 능력녀(그녀를 묘사하려면 한 두 줄로는 안되니 세글자로 수퍼압축함)와도 자주 어울렸다. 여기 저기를 쏘다니고, 온갖 한국 음식들을 해먹고, 여러 번 숯불을 피우고, 눈꼽도 채 떼지 않은 상태로 대충 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