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내 머릿 속에서, 내 입에서, 써내려간 글에서, 떠나는 이유에 대해 굉장히 많은 항변을 늘어 놓았다. 얼마전 오랜 친구는 나의 허세가득한 설명을 듣고서 마치 감탄사처럼 "고리타분하다!!" 라고 외쳤다. 그녀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사랑, 충만함, 새로움, 만남 등으로 가득찬 몽환적이고(내 기준에서) 아름다운 경험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새로운 현실에 나를 밀어 넣고 내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것, 새로운 도전거리에 대한 견딤, 현실로부터의 도피, 또 다른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쓰다보니 또 항변을 늘어 놓고 있다. 집중하자. 내 마음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세상을 향한 나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늘 일상에 좇기고 뭔가를 더 해야만 하고 잘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