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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이고 감격적인 날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는 개개인의 궁극적인 행복감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다.하지만 심리적 고통의 많은 원인 중에서 적어도 사회문제로 인한 좌절, 절망, 무기력, 불안 등이 감소될 수 있을 테고, 좀 더 개개인의 만족감과 안녕감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사실 정의와 원리원칙과 도덕과 윤리의식이 바로서고 잘못된 역사와 오래동안 누적되어온 폐단이 바로 잡히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온 동네방네 춤추고 다니며 떠들고 싶다. 에헤라디야 감격 그 자체다.

허기

5.5.17 가벼운 생각이 떠올라 노트북의 뚜껑을 열지만 심도있는 글을 써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아무 것도 적지 못한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글쓰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다. 괜한 강박에 사로잡힌다. 원래 나는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 순간 종이에 받아 적는 스타일이었다. DSLR이 출시되고 대단한 유행이 지나가던 그 시절에도 필름카메라를 고수했던 것처럼,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감성을 온전히 받아내지 못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종이와 펜보다는 키보드를 두드려 생각을 담아내고, 무거운 필름카메라가 아닌 가겹고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더 가까이 하고 있다. 습관과 신념은 '쉬움' 이라는 것에 의해 쉽게 대체되었다. 종이와 필름은 아주 사소하지만 오롯이 ..

도망자 혹은 꿈을 잃은자의 방황과 일탈에 대한 변명

여러 해 동안 나는 미래의 내 모습과 관련하여 너무도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그' 길을 걷고 그 속에 있는 나를 떠올렸었다. 그랬었기에 힘든 시간에서 도망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응당 지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왔던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로 인한 마음의 소진이 곳곳에 복병으로 숨어서는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결국 '완전한 꿈'을 이루기에는 2% 모자란 상태에서 대충 마무리를 해야 했다. 그래도 괜찮다 여겼지만, 문제는 그 터널을 지난 이후였다. 등 떠밀리듯 과정들을 마치고 난 후, 내가 늘 생생하게 떠올리던 미래의 내 모습과 나의 갈 길이 더 이상 없어진 그 시점에서,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하면서..

[호주] 5. 멜번과의 짧은 만남 후 급한 귀국

4/8 토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정기를 가슴에 고이 간직한 채 멜번으로 넘어왔다. 호주에서 처음 보는 교통체증에 가장 놀랬고, 고개가 아플 정도로 높이 솟아 있는 수많은 빌딩들, 땅이며 지상이며 바삐 움직이는 차들과 지하철과 트램들, 초록불로 바뀐 횡단보도위를 건너는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 휘황찬란한 간판에 복잡한 골목들까지. Big City! 단 한 번도 도시에서의 삶이나 큰 빌딩의 직장 등에 대해 로망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멋진 곳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은 어떨까, 왜 내가 좀 더 큰 물에서 놀지 못했던가, 왜 눈을 돌리지 않았을까, 지금은 너무 늦었겠지,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물론 이 곳에서도 나름대로의 삶의 고충이 있겠으나, 환경 그 자체만으로 놓고 보았을 때 정말 하늘..

떠남 2017.05.05

[호주] 4. 울루루(Uluru) 2박 3일, 캠핑여행

지구의 배꼽, 세상의 중심으로 유명한 세계에서 가장 큰 돌덩어리일 뿐만 아니라애버리진들의 삶의 터전이었던울루루에 가는 방법은 대충, 1. 단체 투어 참여(2박3일에 저렴하게는 30만원에서 비싸게는 100만원 넘어가는 투어까지 다양). 2. 율라라의 유일한 숙소인 Ayers rock resort를 예약하고, 개별적으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투어들을 이용하거나,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울루루-카타추타 행 셔틀을 탑승하여 스스로 찾아 다니거나, 드랍-픽업 서비스(유료)를 이용. 3. 율라라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자유여행. 4. 기타 지역에서 차로 자유 여행. 다윈에서 엘리스스프링스까지 리로케이션을 무사히 끝내고 YHA에 머물면서, 울루루로 가는 다양한 방법들 중 끝도 없는 촘촘한 고민들 끝에 버스를 타고 율라라에 가..

떠남 2017.05.05

[호주] 3.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Imoova.com을 통해 Darwin -> Alice springs Relocation. 리치필드 파크, 카카두파크를 거쳐 AS입성. YHA에 짐을 풀었다. 4/2 일 YHA울룰루에 가야한다. 내일 이 백패커스에는 빈 방이 없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도 글도 영어도 하지 않고 일정만 생각하고 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여기 정말 좋은 곳이다. 연령대가 정말 다양하다. 백발의 할머니는 장기로 머물고 계신다. 싱기방기. (알고 보니 호주 내 YHA에서 가장 평점이 좋은 곳이다. 주방과 화장실이 정말 깨끗하였는데, 며칠 지내다 보니, 빨강머리의 깡마른 아주머니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청소하고 정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원 같기도 한데 리셉션에는 있지 않고 일하고 밥해먹고..

떠남 2017.05.05

[호주] 2. 다윈에서 엘리스 스프링스까지, 노숙같은 캠핑 여행

(당시 메모가 없어서 회상에 의지해 기록) ---- 우리는 호주 노던 주(Northern Territory)의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다윈(Darwin)에서 호주 중심에 있는 엘리스 스프링스까지 렌트카로 5박 6일의 캠핑 '이동'을 하였다. 다윈에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South Australia)의 남단에 위치한 애들레이드(Adelaide)까지 끝도 없이 이어진 Stuart highway를 따라 2000km를넘게 달리는 여정이다. 첫 날 : 170km 이동.다윈 공항 차량 인수 - 캐슈리나 스퀘어에서 캠핑용품 및 식재료 구입 - batchelor를 지나 - 리치필드 국립공원(Litchfield National Park)의 왕이폭포 캠핑사이트(Wangi Falls Camping Area)에서 캠핑. 둘..

떠남 2017.05.05

[호주] 1. 다윈 첫 4일

24/03/2017 발리에서 호주로. 다윈으로 넘어왔다. 새벽 다섯 시에 도착. 이미그레이션은 완전 자동으로 이루어졌다. 기계에 여권을 스캔하고, 한국어 설명을 듣고, 측면의 카메라에 얼굴 찍힘을 당해드리고, 비몽사몽 어떤 태그를 받아서 나오고, 보안관처럼 차려입은 직원에게 입국카드와 그 태그를 검사 받으며 어떤 비자로 왔냐, 처음왔냐, 좋은 시간 보내라, 는 등의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짐 검사를 하고, 그렇게 다윈에 입성했다. 다윈으로 온 것은 단순하게는 가장 저렴한 표값 때문이었고, 다윈에서 퍼스까지 서부 여행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숙소도 정하지 않았고 체크카드 통장에 가용한 잔고도 없는 상태. 다행히 다윈공항은 와이파이를 비번 없이 그냥 쓸 수 있었다. 그래서 통장에 돈을 ..

떠남 2017.05.05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2013)

확대하기리스본행 야간열차 (2013)Night Train to Lisbon 로맨스/멜로/스릴러 스위스, 포르투갈2014.06.05 개봉111분, 15세이상관람가(감독) 빌 어거스트(주연) 제레미 아이언스[출처: 다음영화]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영화를 찾아 보았다. 영화 자체 스토리와 전개만을 놓고 보면 썩 재미는 없었다. 소설에서 부각되는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상당히 부족했고, 긴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전개시키는 데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신선했던 점은, 책에서는 보통 현재의 인물들의 입을 통해 들어야만 했던 과거 이야기를 장면으로 보여준 것과 소설에 없는 러브스토리 중심의 에피소드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원래의 이야기대로만 영화를 전개시켰다면 정말 밋밋하고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