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간/생각의 구름

간접뒷담화에 대한 참회.

담연. 2019. 8. 22. 20:17

직장에 이런 저런 인사 변동으로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부드럽던 우리였는데, 몇 사람의 새로운 유입 후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기 위해 작은 것을 따지고 들면서 몇 사람이 난감해 지고, 분위기가 경직되는 순간이 많아졌다.

개인의 손해를 막고, 허술한 부분을 바로 잡고, 운영과 관리를 하기 위해 따져 묻고, 날카롭게 찌르고, 단호하게 잘라야 하는 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가끔 꼭 그렇게까지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언행을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한 언행이 타인에게 주어질 때에는 그가 안타깝고, 내게 직접적으로 주어질 때에는 감정이 동요되기도 한다.

호오포노포노, 나의 어떠한 점이 당신을 그리 만들었을까, 내가 이기적이기에 당신도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인가보다,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자리를 잘 지켜주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라고 되뇌이며 마음을 다독이다가도, 내 마음이 경직되어 균형을 잃고 이기심과 자기중심성이 주도권을 잡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에는  '왜저래' '좀 그만하지'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손해에 되게 바르르 떠네' '부드럽게는 말 할 수 없나' '뭘 저렇게까지 궁리하나' '적당히 좀 하지' '대체 자기가 뭔데 그런 말을 우리에게 하나' 등 비난과 질책의 말들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는 다른 직원을 꼬셔서 실랄하게 욕하고 싶은 욕구까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이 크지 않고 또 내 속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굳이 꺼내어 공론화하면서 타인의 동조를 얻고 싶은 마음은 없기에 내색하지 않고 지냈었는데, 오늘 그 참았던 게 삐죽- 튀어나와버린 일이 있었다.

일 때문에 한 직원과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그 와중에 요즘 직장 내 근황에 대해 나누다가, 간접적으로 '그 사람이 들어온 후 분위기가 경직되어 간다' '그 사람과 누군가가 대치할 때 너무 불편하다' 는 마음을 나누어버렸다. 차분했던 지난 날을 그리워하며 현재의 분위기를 안타까워했고, 불편했지만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각자의 마음에 공감하였다.

지금은 그렇게 나눈 것들이 후회 된다. 내 속의 검은 것은 내 몫으로 남겨두었어야 했다. 굳이 타인에게 꺼내어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타인의 것까지 꺼내어 작은 것을 마치 '정말 중요하고 큰 문제인 것마냥', '우리가 그 사람에게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마냥' 분위기를 만들어 버렸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사랑이 아닌 미움을 꺼낸 얄팍한 내 마음을 직면한 것이 씁쓸하다. 한편으론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뒷담화를 한 것도 아닌데 뭐 어때, 하는 마음이 들지만, 그러면 안되었다. 모난 마음 조각이 마치 내 전부인 것마냥 표현되는 것이 불편하다. 당사자에게도 미안하다. 미운 마음을 굳이 꺼내고 싶었다면 그건 내 마음에 동조하여 함께 미워할 직원이 아닌,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했어야 정당한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한 뒷담화로 인해 나는 미움과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 오히려 증폭시킨 꼴이 되었다. 어리석은 처사다. 나에게도 미안하다. 마치 깨끗하고 선량한 사람인척 마음 속에서 열심히 갈등하고 정화하는 척 하더니, 막상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검은 마음이라니. ... 내가 나에게 눈속임을 한 꼴이니, 미안할 수밖에.

호오포노포노.

나의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마음이 나와 당신으로 하여금 그리 행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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