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에 전화와 알람 콤보로 눈을 떴다가 팡이가 발로 얼굴을 때려서 일어났다. 언니 수영가야 하는 건 어떻게 알고 깨웠을까. 기특하다. 렌즈도 한방에 딱딱 넣었다. 유후.
어제는 새벽에 일을 마무리 해야 했기에 수영을 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몸이 개운하지 않고 저녁에는 가벼운 두통도 있었다. 수영한지 얼마나 됐다고 수영 핑계를 대는지 스스로도 우습긴 하지만, 그냥 수영 안가면 몸이 반응한다는 걸 의식적으로 주지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무튼, 5:40분에 출발해서 55분쯤 여유롭게 도착해서 여유롭게 씻고, 체조 중반 쯤 입수. 하루 결석했기에 진도가 얼마나 나갔을지 걱정되는 마음으로 두근두근 했다.
오늘의 수업.
갈 때는 자유형 발차기, 올 때는 배영 발차기를 두 바퀴 ㅡ 자유형 팔 돌리며 가는 것 두 바퀴 ㅡ 사이드 킥(갈 때 오른 손, 올 때 왼손) 두 바퀴 ㅡ 자유형 발차기 하다가 사이드 킥 하면서 숨 쉬고 다시 머리 넣으며 팔 돌리기 두 바퀴.
아니나 다를까, 어제는 사이드킥을 했었나보다. 사이드킥의 요령은, 앞으로 팔을 쭈우우욱 밀어 주듯 뻗은 상태에서 몸을 옆으로 돌려 세우고 머리는 수면에서 천장을 보도록 제껴주는 것이라고 나는 이해를 했다.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대신 자유형 발차기를 하다가 몸을 돌리면서 숨을 내쉰 후 사이드킥을 하며 숨 쉴 때에는 협응이 잘 안돼서 꽤 버벅거렸다. 숨쉬는 것도 고개 돌려 호흡하는 것도, 고개를 물에 다시 넣은 뒤 팔을 돌리는 것도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몇 번 하고 나니 감은 익힐 수 있었고 약간 자신감이 느껴졌다.
강사님의 말을 요약해보자면, 원래 사이드킥은 오른 손 뻗는 것만 계속 연습시켜왔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재미가 없게 느껴져서(라고 표현했지만 나름대로 양손 사용 훈련을 시키고 싶었던 거겠지) 양손을 시켜보니 다들 잘 하셨더란다. 그게 올 3월부터... ㅋㅋ
사이드 킥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함이 아니라 팔 돌릴 때 연결동작인 것이고, 이것이 잘 되어야 팔 동작도 정확히 잘 나오고 나중에 힘들 때는 사이드킥으로 쉴 수도 있다고 한다. 자유형할 때에는 사이드 킥때 재빨리 숨을 쉬고 고개를 집어 넣어 반대 팔을 뒤로 밀어 주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아하, 그러쿤.
그리고 사이드킥 할 때 몸이 가라앉는 것 같으면 입으로 숨을 더 빵빵하게 채워 넣으라고 했다. 물에 가라 앉게 하지 않으려고 보통은 발차기 연습을 죽어라 시키지만, 발차기는 너무 힘이들고 비효율적이라고 한다(완전 공감. 죽어라 발차고 나면 헥헥거려 숨쉬는 것이 힘들어지는 경험이 많았다).
이 때, 강사님이 숨을 여러 번 들이쉬는 시범을 해주는데 강사님 입이 왼쪽으로 비틀어져 돌아가 있었다. 몸이 기억하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흥미로웠다. 자유형하면서 숨을 들이마실 때 상당히 의식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모든 상태에 대한 알아차림,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
오늘은 한 일주일만에 나타난 귀요미 회원님을 봐서 반가웠고, 강사님의 설명이 이해가 되어서 좋았고,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수업 들은 후 여유롭게 나올 수 있어서 좋았고, 사이드킥 처음 하는데 나름 어렵지 않아서 좋았고, 우리 강사님이 다른 강사들처럼 발차기 백번, 뭐 이런 거 안시켜서 좋았고, 실제 물 속에서 몸을 느끼도록 푸쉬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았다.
여전히 샤워실에 사람이 많을 때 줄 서있는 뻘줌함은 들지만 뭐 다들 그리 하니까 내일부터는 조금 더 초연해지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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