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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연(湛然), 평온하다, 맑다, 완전히 비추다.
떠나려는 에너지에 대한 단상 본문
오랜만에.
오후 늦게 마셨던 커피 탓인지, 저녁 늦게 감질나게 마셨던 와인 탓인지, 미뤄두었던 보고서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짧고 얕으막한 생각들이 뚝뚝 끊어지듯 이어지기를 두어시간. 불현듯 터널시야처럼 좁았던 나의 시각이 최근 한 3년의 범위로 넓어지면서 에너지의 흐름이 그래프처럼 그려졌다.
수련이 끝나고, 나는 고갈된 에너지를 생성하고 발산시킬 수 있을 무언가의 사건이 필요했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계획하며 실행해 나갈 수 있는 자유의 시간,
새로운 것을 더욱더 배울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 내게 주어졌었지만,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우왕좌왕 했다.
수련이 끝나면 이런 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원래의 나라면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갔었겠지만..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던 내게는 아무런 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상태에서... 나는 내 생활을 뒤엎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어떠한 선택을 했었고,
1년이 채 되지 못해 그 결정을 철회해야만 했다.
모두에게 잘못된 결정이었다.
나의 심리적 한계를 애써 외면한 것이 잘못이었다.
그 후 또 다시 groggy 상태에 빠졌다.
미친 듯 산을 탔다. 그래 봤자 실제 횟수는 얼마 안되지만.
산이 나를 구원해줄 것 같았다. 오로지 내 신체 감각에 집중한 채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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