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네팔] 카트만두 타멜 숙소 후기

담연. 2016. 11. 14. 03:56


네팔에서 약 3주 있었다. 2주는 산을 탔고, 1주는 타멜에서 휴식. 우리(성인 2인)가 묵었던 순서대로 숙소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어느 여행지가 다 그렇듯 타멜 역시 그 좁은 지역에 가정식 조식 포함에 1인 1만원도 채 하지 않으면서 매일매일 청소도 해주는 깔끔한 도미토리부터 몇 십 만원이나 하는 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가 밀집되어 있다. 


내가 만약 혼자였다면 도미토리를 찾아 다녔겠지만 둘이기에 프라이빗 룸이 필요했고, 특히 숙소 컨디션에 매우 민감한 사람(임을 카트만두에서 알게 됨)이라 숙소를 선택하는 데에 돈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드는 편이었다. 트레킹 후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백패커의 주머니 사정에 알맞는, '저렴하고 깔끔하면서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아야 하는, 그야말로 절약이냐 시설위주냐 하는 진퇴양난의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어쨌거나 동남아와 마찬가지로 3만원대 전후라면 그럭저럭 꽤 괜찮은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커뮤니티에서 추천해 준 곳도 좋지만, 직접 가서 방을 보고 가격 흥정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참고로, 

-  시설 이외에 룸컨디션이나 직원들의 친절도 등은 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 특히 가격의 경우, 트립어드바이저를 통해서 예약한 곳은 단 한 곳이었다. 대략 15개 전후의 숙박시설에 직접 가서 방(더블 혹은 트윈베드룸)을 보고 가격을 흥정해 본 결과 처음 리셉션에서 제시하는 가격은 트립어드바이저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이었고, 흥정을 할 경우 더 가격을 내릴 수 있었으므로 참고 정도만 하시면 좋을 듯하다.



> 타멜에서 묵었던 숙소들의 대략적인 위치



네팔라야 호텔(Hotel Nepalaya)

네팔에 도착하자 마자 묵었던 첫 숙소. 밤 늦은 시간에 삐끼(?)에게 낚여 오게 되었고, 나를 멘붕과 좌절감에 빠뜨린 이 곳. 


위치. 타멜촉(Thamael Chowk)을 등지고 남쪽으로 걸어서 한 3-4분 정도. 유명한 야크레스토랑을 지나면 왼편에 있는 골목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한다.


가격. 공항에서의 흥정으로 타멜까지의 택시비 및 무료조식 포함 1일에 20달러(약 2만원+a). 트립어드바이져에서는 더 좋은 방이 조식포함 한화 2만원 가량으로 뜬다. 예약하지 않고 찾아와 흥정한다면 더 저렴하게 묵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시설. 트윈베드, 인사이드 토일렛(뭐 당연한 거지만..), 핫샤워…는 온도 조절이 잘 안되어서 좀 고생했고 녹물(!)이 간간이 나왔다. 그냥 싸구려 여관방 느낌이었고, 방도 작고 해가 잘 들지 않아 습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며, 창문이 복도쪽으로 나 있었다. 어매니티가 있었던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비누는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비누만 있었을지도). 


조식. 가벼운 어메리칸 브렉퍼스트 스타일(?). 계란, (오믈렛, 프라이드, 스크램플 등 선택 가능), 소시지, 채소와 과일 약간 정도가 나왔다(원래는 뷔페 식으로 운영되는 듯했음). 식당이 7층에 있는데 7층 뷰가 나름 괜찮다.


기타 장점. 직원들이 상당히 많아서 좀 어수선 했지만 다들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도와주었다. 방 창문에 잠금장치가 고장이 나서 수리를 요구하자 당장 기사를 불러 고쳐주었다. 이 곳 리셉션에서 첫 환전을 했는데, 1달러에 107루피로 계산을 해주었다(당시 타멜거리 환전소에는 1달러 104루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무료로 장기 짐 보관(!)이 가능했다는 것(타멜에 위치한 대부분의 숙소들은 장기 짐보관이 가능한 듯). 큰 가방은 다른 트레커들의 짐과 함께 구석 창고(?) 같은 곳에 보관하고, 중요 물품은 개인 캐비닛에 넣어주는데 열쇠는 물건을 찾으러 올 때까지 내가 잘 보관해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은, 정말 몇 천원 혹은 1,2만원이 궁하지 않다면, 더 좋은 숙소를 찾아 보는 게 좋을 것이라는 점. 아직도 그 어두컴컴하고 습한 공기가 느껴지는 느낌이다. 호텔이라는 이름에 맞도록 아주 기본적인 것들은 갖추었지만 가격에 비해서도 많이 부족한 곳.



프렌즈홈 호텔(Hotel Friend's home) 

최고였다. 또 가고 싶다. 인기가 많은 호텔 중 하나인 듯,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연장을 하고 싶었으나 다음날 예약이 꽉 차서 아쉽게도 1박 밖에 하지 못했다. 트립어드바이저로 예약을 하고 갔더니 싱글베드+더블베드 룸으로 배정받았다. 


2주 가량 산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한 상태로 내려와서 처음 묵은 곳이다 보니 더더더 천국처럼 느껴졌을 수 있으나, 이후에 묵었던 다른 비슷한 수준의 호텔과 비교해도 가격대비 '최고'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위치. 네팔라야 호텔에서 서쪽으로 한 블럭 건너에 있는데, 골목 안쪽에 있다(구글지도 참고 바랍니다). 


가격. 조식포함 4만 5천원 정도. 약간 비싸게 묵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 카운터에서 흥정하면 더 저렴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조식. 이 수준의 타멜 호텔이 대부분 그러하듯 요리 5-6 가지에 간단한 슾, 요거트, 토스트, 음료 등이 제공되는 작은 뷔페식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시설. 집기들이 사용감이 적게 느껴질 정도로 아주 깔끔했고, 흠잡을 데 없었으며, 방도 밝고 좋았다. 특히 화장실은 감동이었다. 작은 튜브 용기에 든 샴푸와 바디워시 및 비누가 제공. 클리닝룸, 룸서비스 등 가능.


카운터 직원들은 정말 과도할 정도로 친절했고 내가 말 하기 전에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짚어 주며 안내해주었다. 체크인을 하는 동안 기침을 하니 약국까지 직접 안내해주고, 레몬+생강차를 타주고, 다음 날 안부를 물어주고. 진짜 친근하게 해주는 게 이 호텔의 장점이었던 듯.



멈즈홈 호텔(Hotel Mum's Home)

프렌즈호텔 사장이 운영하는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호텔. 프렌즈에 더 묵고 싶었지만 예약이 full이라며, 이곳을 소개해 주었다. 카운터 소개로 하루 40달러에 묵었다.  2박 했던 것 같다. 


위치. 프렌즈호텔 바로 인근. 골목골목 좀 더 후미진 곳에 있다.


가격. 조식 포함 하루 40달러. 트립어드바이저랑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식. 프렌즈호텔과 유사. 뷔페식. 


시설. 프렌즈와 마찬가지로 시설 깨끗하고 밝고 좋았지만 프렌즈에 비해 약간 연식이 오래 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이었다. 어쨌든 나쁘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에 가격대비 비싸다는 느낌이 약간 들었다. 차선책으로 고르기 좋은 곳. 리셉션도 친절하다.작은 튜브 용기에 든 샴푸와 바디워시 및 비누가 제공. 클리닝룸, 룸서비스 등 가능.



오쇼홈 호텔(Hotel Osho Home)

멈즈에서 2박 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서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겨우 겨우 입술을 깨물고 들어간 곳. 방콕으로 이동하기 전 5박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위치. 프렌즈, 멈즈 및 오쇼는 정말 반경 20-30m내외에 있는 인근 호텔들이다. 이 골목 근처에 더 좋은, 더 비싼 호텔들이 꽤 있었다. 


가격. 조식 포함 35달러. 40달러라고 했는데 5박한다고 해서 나름대로 깎은 가격.

조식. 뷔페식. 멈즈, 프렌즈랑 유사.


시설. 방 크기는 프렌즈나 멈즈에 비해 상당히 작았으나 시설은 나쁘지 않았다. 깔끔하고 청결했다. 작은 튜브 용기에 든 샴푸와 바디워시 및 비누가 제공. 클리닝룸, 룸서비스 등 가능.



나마스떼 호텔(?)(Namaste Nepal Hotels and Apartment) 

오쇼호텔과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사실 오쇼호텔에 묵기 전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2만원 짜리 방을 검색하고서 찾아가 보았는데, 네팔라야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에 5박을 예약하고 짐을 풀었다. 침대도 크고, 창문도 벽 한 쪽을 다 차지할 정도로 크고, 화장실도 2만원짜리 방 치고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에서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곰팡이 냄새가 상당히 심하게 났고, 골목 쪽으로 난 창틀에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맞은 편에 큰 건물 공사 중이었음) 양해를 구하고 취소를 하고 나왔다. 이 곳 리셉션 직원이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무척 반겨 주었는데... 미안했다. 그리고 뒤늦게 또 별로였던 점은 화장실이 어둡고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며 문은 약간 스텐레스(?) 샷시문(?) 같은… 그런 문이었으며 창문이 무척 얇았다. 오쇼호텔에서 조식 먹으면서 봤는데 이 곳에서 묵는 손님들이 많았다. 괜히 내가 예민했던 듯.

 


(과연 언제쯤 숙소 선택 베테랑이 될 수 있을까. 돈을 아끼려는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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