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연(湛然), 평온하다, 맑다, 완전히 비추다.
28개월을 보내고 29개월을 맞이함 본문
이번 한 달 간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바로 '대화'.
아이랑 핑퐁의 대화가 가능하다. 그 전까지는 아기가 말을 하면 내가 꼭 그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반영해 준 다음에 내 대답을 이어가야 아기가 뭔가 대화에 참여하는 느낌이었고 내 반영이 없으면 아기는 계속 반영을 기다리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내가 아이 말을 굳이 되돌려주지 않아도 긴~ 대화가 가능하다! 떨어져 있을 때 통화를 하면 대화가 너무 잘 된다. 싱기방기.
그리고 상황 분석과 조언, 훈계, 지적, 통제력이 늘어 났다.
정말 웃긴게... "엄마 ~~~게 하면 ~~~게 해야해~" 라거나, "~게 해봐아~" 등등.. 훈계 같은 조언이 늘었고, "솔이가 이렇게 가르쳐 줘요" 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엄마, 비눗방울 만지면 손 꼭 씻어야 해~" "엄마 우리가 마중갈테니까 지하철에서 솔이 집으로 오지 말고 딱~ 기다리고 이쪄~" "이렇게 해봐아아~" 등등 평소 우리가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설명해준 것들을 고대~로 내게 들려준다. 가끔 잡도리 당하는 느낌도 있음. 하하.
에피 하나.
아이에게 기저귀 뭉치를 주면서 "이거 좀 버리고 오세요~" 했더니, 잠시 내 손을 쳐다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기저귀를 쥔 내 손을 가리키며, "여기 손 있쟈나".
자기 조절력은 계속 성장 중.
제지하고 금지당할 때(가령, "오늘은 너무 늦어서 욕조 못하고 물샤워만 하자", "곧 밤이 되니까 타요버스도 띠띠뽀도 모두 차고지로 돌아가. 그래서 버스랑 지하철 못 타, 내일 타자", "지금은 깜깜한 밤이지? 내일 아침에 소꿉놀이랑 아파놀이 하자", "비눗방울 때문에 미끄러우니까 바닥에 내려오지마" 등등) 화가 나면 혹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기 얼굴을 일부러 긁고, 괜히 얼굴 찡그리며 소리치고, 특히 내가 출근할 때는 엄마 가지마아아아 하면서 울며 거부한다. 그런데 어떨 때는 약간 좀 혼란스러워 하다가 결국 나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그 설명을 되뇌이면서 내게 다시 알려주고 난 후 자기 행동을 조절한다. "내가 해볼게에~" 라거나 "마자마자~. ~~~하니까 ~~~게 해야해~". "나중에 한 밤 자고 나서 다시 올거야"
역할놀이와 상황극은 더욱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누구를 만나고 오면(빈이언니, 약사선생님, 등등) 꼭 그 인물이 되어서 상황극을 한다. 책을 읽고 나서도 꼭 그 주인공을 번갈아 하면서 논다. 그러면서 내게 대사를 가르쳐 준다. "엄마, '솔아 엄마 이거 먹고 시퍼요' 라고 해봐". 가게놀이, 식당놀이, 약국놀이, 병원놀이(=아파놀이. 제일 많이 함), 특히 최근에는 평산책방에서 읽고 구입해온 '고양이의 찻집'이라는 책에 며칠간 푹 빠져서 찻집 주인 할아버지와 고양이 손님 역할극을 많이 했다.
효능감? 혹은 power? 능력?에 대한 욕구도 자주 드러난다.
"나도 엄마만큼 컸으니까 모모스에서 커피 먹을 수 이쪄~ 이건 내 커피야~"
"나도 엄마처럼 얼굴에 톡톡톡 하고 솔이 센터에 가서 일 하고 돈 벌 거야~ 솔이 센터 도착~".
"우리 누가누가 더 ~~잘 하나 시합할까?"
손수건에 닦으면 할머니가 좋아하지~
자기 행위를 셀프중계하고
내 기분을 살폈는데 요즘은 좀 덜 한 것 같기도 하다.
시간, 날씨 등에 대한 개념을 알아가는 중.
"활짝 꽃이 폈어, 꽃이 솔이를 기다린대. 여긴 봄이 왔어, 그래서 안추워"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질 뻔 했네, 야오처럼 병원에 입원할 뻔 했네"
에피 하나.
버스타고 30분 정도 위치에 있는 공공 숲에 다녀왔다.
잔나무껍질들을 모아 언덕을 만들고 거기에 나뭇가지를 꽂으며 숲을 만드는데
"멋진 범어숲이 돼라~톡톡톡~꾹꾹 눌러요~" 등등,, 1시간을 숲만들기 놀이를 했다.
지쳐서 내려왔는데 버스정류장 근처 놀이터에서는 버스정류장과 버스탑승 놀이, 식당놀이를 하며 또 30-40분을 보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종알종알 거린다.
내가 편지 썼어, 아빠 사랑해~
엄마 센터 얼른 다녀와, 다녀와서 솔이랑 놀아줘~
엄마 내가 긁어서 자~?
솔이는 뭐지? 라고 물어봐
뽀로로 피규어들을 데리고 와서 혼자 대사를 치면서 인형극(?)을 한다.
"포비가 패티를 혼내요, 패티가 거짓말 해서 혼내요, 패티 거짓말 하면 안돼에(포비 목소리로)".
잠들기 직전에 자기 얼굴 긁고 나를 때리고 온갖 난리를 쳤는데 요즘은 좀 덜하고,
가위바위보로 이긴 사람이 불끄기로 정했더니 신나서 가위바위보 한 후 스스로 불 끄고 눕는다.
다만 여전히 "더놀고싶어" 라고 하지만 이건 잠자기 아쉽다는 의미와 졸려라는 의미가 섞여있는 말이고,
"하루가 짧지~" 라고 받아주니 "응 하루가 짧아~내일 아침에 소꿉놀이 많이 하자~" 라는 말을 덧붙인다.
아파놀이.
그놈의 아파놀이..... 타요 라니/씨투/로기.. 소방차 프랭크와 구급차 앨리스.. 빈이언니와 솔이... 등등등.
정말 아파놀이는 하루에도 수백 번을 하는 것 같다.
어려운 말을 성공했을 때의 기쁨의 박수.
"잘먹겠습니다" 가 어려웠는지 한동안 "잘먹겠습디디디다(?)" 같이 좀 이상하게 말했었는데
어느 날 정확하게 발음하고는 나도 아기도 기뻐서 환호.
여기는 예뻐지는 가게에요. 이거 안경 사야되나~? 이거 얼마에요~?
에피 하나.
레일바이크를 타러 갔는데,
할머니 무서워? 그러면 내가 손 잡아줄게, 안무서울거야.
이모랑 다음에 여기 같이 와서 밥 먹자.
노는 게 짧아, 또 자고 일어나면 햇님이 올거야, 더 많이 놀자.
이모가 와서 아 솔이 냄새~할걸,그래서 솔이가 씻으면 이모가 아~솔이 깨끗해 할걸?
엄마 잘해~뜨겁지 않으게~(내가 앗뜨거 하니까 걱정스러운 얼굴과 목소리로).
아빠 먹고 싶은 거 먹어~난 더 커서 먹을 거야~(아빠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가게에 데리고 가면서 하는 말).
우유 먹으면 하얀색 똥이 나올 거야, 우유똥.
돈나물을 초장에 찍어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안매운 반찬(고구마)를 입에 먼저 넣은 후 돈나물을 입에 넣고, 꼭다리를 남겨서 버리고, 아주 행복해 함. 누가 꼭다리 남기냐고 물으니 할머니도~ 라고 했다. 할머니는 안남긴다던데~물어볼까? 하니까 응할머니도 남겨? 라고 물어봐~ 하네.
숲 놀이 때
친구가 가진 도구에 대한 집착과 떼부림으로 약간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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