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연(湛然), 평온하다, 맑다, 완전히 비추다.
29개월 어느 날의 단상이라기 보다 깊은 고민. 본문
아기는 언제부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제지 당하면
스스로 얼굴을 긁거나 나를 긁는 등의 행위를 종종 한다.
처음 그 모습을 보았을 때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손발이 벌벌 떨리는 심정이었지만,
겉으로는 차분히 그렇게 하면 너만 아프지~ 라고 넘겼다.
언제부턴가 아이도 스스로를 아프게 하는 것은 별로인지
줄어드는 듯했다.
그런데 어제 오늘.
자기 직전에 유난히 나를 긁어 아프게 했다.
나는 제지하다가 크게 소리치며 혼내고, 내게서 떨어지기를 요구했다.
아이는 보란듯이 더 크고 서럽게 울다가
달래주면 진정한 후
다시 나를 긁었다.
이게 반복되었다.
어제 오늘,
아이가 체력적으로 피곤해서일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낮잠을 못자거나 피곤한 날 잠들기 직전에
상당히 요구적이고 짜증을 쉽게 내고 (원래 짜증이 많지 않은 아이) 쉽게 울며
제지에도 불구하고 꼬집거나 긁음으로써 나를 아프게 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등
뭔가, 전두엽 미성숙으로 인한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듯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잠투정이겠거니, 피곤해서이겠거니, 하고 넘기다가도
아무래도 통각인지라 나도 예민해지고 화가 날 때가 많다.
오늘 밤잠 때도 그랬다.
다행히, 낮에 작은도서관에서 읽은 '엄마는 고집쟁이' 책에서
아이나 엄마가 고집을 부릴 때 그걸 지켜보는 사람은 걱정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봤던지라,
아이; (울먹이며) 엄마, ㅇ이가 엄마 아프게 하면 엄마는 마음이 어때?
나; 걱정되고 슬퍼. 화가 나기도 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잠시 작아질 때도 있어.
라는 대화를 할 수 있기는 했다.
그런데,
겨우 아이를 재우고 지친 몸을 이끌고 이불 밖으로 나온 나는
나의 어떠한 점이 아이의 저 자해와 같은 시위 행위를 강화시키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선,
아이가 나를 아프게 할 때 나는 보통 단호하게 제지하고, 이유를 설명해 주면서 아이를 옆으로 밀어 내는데,
아이는 내게 미움을 받는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지 감정과 행동이 더 격해진다.
내가 화를 내지 않고 설명을 해주고 달래고
아이도 스스로 "엄마 미안해 아프게 안할게"라고 말하는데도 행위를 반복할 때가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가능성 하나는,
자신의 무언가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엄마인 내가 제대로 수용해주지 않고 있다,
는 상태이다.
두 번 째 가능성은,
내가 아무리 살살해달라, 중지해달라, 다른 방식으로 내게 터치해달라고 요구해도
아기가 각성되어 이성적인 제어가 전혀 안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기 때문에
그것은 정말 뇌호르몬의 문제일 수 있겠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픔을 참고 잠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ㅜㅜ
그럼 첫 번째 상황이라면,
낮에 내가 충분히 스킨십을 해주었는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놀아주었는지,
특히 잠들기 전 놀이가 충분했는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긁힌 부분이 계속 따끔거린다.
아이에게 해롭지 않게 화를 내고 싶은데
이럴 경우에는 나도 약간 이성이 옅어지는 기분이랄까...
어렵다.
아직 세 돌도 안된 지금도 이런 문제로 고민이 큰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날까.
성숙, 지혜, 현명한 사고력과 분별력을
더더더 길러가야
우리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다.
++++
생각해 보니,
저녁 샤워 시간에
왜 엄마 말을 안들어, 요즘 엄마 말을 안듣네,
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이 말을 요며칠 종종 하는 것 같다.
칭찬도 예뻐하는 멘트도 스킨십도 즐거운 놀이도
적었던 것 같다.
ㅜㅜ.......
미안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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