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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1, 2 / 아베 쓰카사

조심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식품 성분표를 어느 정도 살펴 보는 편입니다. 당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성분 중 첨가물은 얼마나 길게 표시되어 있는지, 원재료 함량 등을 확인하지요. 식품첨가물의 종류나 위험성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자연적이지 않은 화학물질이 가공식품에 들어있고, 다량 섭취할 경우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의 책을 읽고 나서 제가 얼마나 무지몽매 했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식품첨가물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고, 설마~ 에이~ 싶었던 음식물에도 여러 종류의 첨가물이 들어가 있으며, 제품에 표기된 성분 리스트에는 유사 첨가물들을 묶어서 한 단어로만 (가령, '조미료 등') 표기한다는 점이 놀..

마음공간/책 2023.06.26

이식 후 1차 피검사 결과를 앞두고 (+후기)

오늘 아침 신선이식 1차 시술의 첫 피검사를 하고 왔다. 1시간 내로 결과 전화가 올 것이다. 이틀 전에는 피검사를 하는 날 아침에 생리를 하는 꿈을 꿨다. 어제는 마치 생리 전 증후군처럼 배가 당기고 불편했다. 오늘도 배당김이 있는데, 왠지 자궁이 아니라 위가 부어서 불편한 게 아닐까 하는 내 나름대로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보통 1차 이식 때 성공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2차를 준비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피검사 수치가 잘 나와서 기뻐하면서 너무 기뻐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수치가 낮으면 쾌활하게 소식을 전하지만 혼자서는 속상해 하는 상상, 수치가 높으면 덤덤하게 ..

3개월 만의 진료, 시험관 시술 결정(feat.수많은 엄마들을 생각하며)

월경이 시작되었다. 주저 없이 난임 병원에 전화를 하고, 다음 날 진료 예약을 잡았다. 내 마지막 진료는 3개월 전이다. 그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시험관 시술을 하겠다고 했고, 난임진단서를 받았고, 다음 진료 때는 보건소에서 시술비 지원 통지서를 받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순간적으로 엄습해온 공포심으로 3개월 간 병원에 가지 않았다. 무서웠다. 생명을 인공적으로, 인위적으로 다룬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스른 채 과학이라는 미명 하에 몸과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면서 내 욕심으로 새 생명을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죄책감이 두려웠다. 남편과 나 모두 큰 문제가 없다고 하니 시간을 더 가져보고 싶기도 했다. 만약 자연스럽게 임신이 되었다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

[불교]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

알고 있는 개념인 것 같아도 말로 설명하려 하거나 마음 속에 정확한 의미를 떠올려 보면 버벅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해두고자 합니다. 사성제 - 고, 집, 멸, 도 사성제란 불교 교리의 핵심으로,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지 얼마 안 되어 행한 최초의 설법 내용입니다. 사성제의 첫째는 '고성제' 입니다. 생, 노, 병, 사,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등을 포함하여 존재한다는 것은 괴로움(dukkha) 이라는 의미입니다. 둘째는 '집성제' 입니다. 괴로움에는 원인(samudaya)이 있다는 의미로, 즐거움을 탐하고 추구하는 갈애, 살아남으려고 하는 갈애, 삶에서 떠나고자 하는 갈애 등이 바로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셋째는 '멸성..

[책] 대통령의 글쓰기 / 강원국 中

p52 노 대통령 주위에는 늘 책이 있었다. 하루에 한 쪽이라도 읽었다. 책 읽는 게 일상 그 자체였다. 독서에 대한 태도 노 대통령은 동시 다독가로,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렵고 무거운 책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적절히 병행하며 여러 권을 동시에 읽던 분. 국정 운영으로 바쁠 때는 리더쉽 비서관이 먼저 읽고 요약해준 책 내용을 듣고 토론을 즐기셨다죠. 독서에 대한 열정과 생각의 몰입과 집중. 참으로 멋집니다. 시간이 없다고, 혹은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본다고 책 읽을 시간을 강제 삭제해버리는 저에게는 참 귀감이 되는 분입니다. 글쓰기 절반 정도 읽고 있는 중인데, 글쓰기와 창의력은 치열한 생각과 독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부분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결국 글을 잘 쓰기 ..

마음공간/책 2023.02.15

[책] 아잔차 스님 법문집, 고요한 숲 속의 연못 / 잭콘필드

제 마음이 어지러울 때 큰 길라잡이가 된 불교 서적들이 있는데, 「선의 나침반」, 「법구경」 이 그것입니다. 둘 다 20대 때 불교철학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다가 만나게 된 책들로, 불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이자 삶의 진리로 느껴지게 해주었어요. 그러다가 작년 말, 어디선가에서 마주한 아잔차 스님의 '의자를 내주지 마라' 는 짧은 글귀가 마음에 들어 검색해 보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절판된 책이라 제값보다 훨씬 비싼 값에 중고로 구입하였지요. 22년 연말부터 이 책을 아침에 조금씩 읽기 시작하여 어느 새 두 번째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은 속세를 떠난 수행자들을 위한 아잔차 스님의 법문을 모아둔 책입니다. 아잔차 스님은 한결같이 '오직 그대 자신의 마음만을 알아차리고 집착과 분별심을 내려 ..

마음공간/책 2023.02.15

옴(Oṃ , null)

옴(Oṃ , null) 불교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수행할 때에 염송하는 진언(眞言)의 최초에 오는 소리로서, 이 옴(ॐ, oṃ, 한역 "唵")자는 귀명(歸命), 비로자나불 등의 신성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불교에서 사용하는 언어이지만, Oṃ은 그 발생지인 인도에서 고대의 베다시대부터 사용된 신성한 소리이다. 우파니샤드의 각 장마다 그 처음이 옴으로 시작된다. 옴은 보통 Oṃ으로 표기하지만 본래는 auṃ이다. a는 비쉬뉴(viṣṇ), u는 쉬바(śiva), ṃ은 브라흐마(Brahmā)를 나타내며, a는 창조, u는 파괴, ṃ는 무(無)를 상징한다고 한다. 또는 a가 창조, u가 유지, ṃ이 파괴를 뜻하며 auṃ은 곧 온 우주의 창조와 유지와 파괴를 뜻한다고도 한다. 이 말은 우주 만유의..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feat. 가족)

2022. 3. 6. 21:32 최근 두 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 새삼 나이를 먹어 간가는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지인에게 참으로 흥미롭고 뿌듯한 에피소드를 전해 들었습니다. 지인은 평생 두 발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넘어져 다칠까봐 무서웠대요. 어느 날 지인의 자녀가 자전거를 탈 때 지인도 도전하였다고 합니다. 여태 무서웠던 그 마음을 꾹 참고 '용기'를 내었더니 금방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뿌듯해하는 지인만큼 제 마음도 정말 뭉클했습니다. 평생 무서워서 시도해보지 못했었는데 어느 새 용기를 낼 마음의 힘이 생겼고, 또 자녀덕에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지인이 참으로 멋져 보였습니다. 그래, 그런 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아니겠나,..

메타버스에 대한 단상 220320

1. 이 지구에 인간이 존재해 온지 오래 되었다. 각 시대별 인간들의 삶의 겉모습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르지만, 그 이면에 인간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돌을 쪼개어 도구를 만들고 수렵채집사냥을 하던 시기나 어디서든 통신 연결이 된 휴대폰만 있으면 쇼핑과 대인관계가 가능한 지금이나 인간은 생존본능, 욕구와 추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아닌가. 뇌가 여러 측면에서 진화해 왔지만, 깊은 수준의 뇌(흔히 파충류의 뇌)의 작동은 변함없다고 본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문명을 가져온다고 돈을 창출해 내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온갖 유튜버들이나 기업들이 떠들어 대지만, 그 새로운 문명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그저 인간, 하나의 사람일 뿐이다. ​ 2.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대해 기대가 되고 설..

[책] 내가 촛불인가 꺼지게 / 노동두

임상심리학자 원로(?)이신 오상우 교수님이 추천하신 도서이다. 절판된 책이었는데, 다행히 중고로 구했다. ​ 이 책은 우리나라 신경정신건강의학과 1세대 원로이신 노동두 선생님의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 저서이다. 노동두 선생님은 일제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10대 후반에는 경기중 진학 후 노동 착취도 당하시고, 20대 때 법대에 진학 했다가 의대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광복과 6.25 사변도 경험하시고, 전쟁 통에 무사히 살아남은 후 미국에 유학을 떠나셨다. ​ 국내에 오셔서는 정신과에 개방병동과 소아정신의학을 처음 도입하셨다.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활동에 힘을 쓰셨는데 인상깊었던 것은 정신과적 질병에 가장 큰 원인으로 가족요인, 가족간의 대화를 강조하시고 80년대에는 가족치료학회를 창설하기도..

마음공간/책 2023.02.10